[MLB 개막 특집] 뉴욕 양키스의 올 시즌 전력과 2연패 가능성은?
[야구타임스 | 김홍석] 뉴욕 양키스는 지난해 막강 화력을 앞세워 27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행선지가 뉴욕 양키스로 결정되면서 한국 팬들도 양키스의 2연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찬호 한 명으로 인해 ‘악의 제국’으로만 여겨졌던 양키스를 바라보는 시각도 상당히 달라졌다.
우승반지 획득을 목표로 박찬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행선지 뉴욕 양키스. 그렇다면 올 시즌 양키스의 전력은 어느 정도이며, 우승권에 얼마나 근접해 있을까. 시즌 개막에 앞서 올 시즌 양키스의 전력 현황과 대략적인 전망, 그리고 관련된 주요 사안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해의 양키스는 ‘제국’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막강한 전력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2010년의 양키스는 2009년의 양키스보다 강하다.
▶ 훨씬 강해진 선발 로테이션
지난해 양키스의 선발진은 에이스인 C.C. 사바시아(19승 8패 3.37)를 필두로 A.J. 버넷(13승 9패 4.04)과 앤디 페티트(14승 8패 4.16)가 이끌었다. 조바 챔벌린(9승 6패 4.75)이 4선발로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켰으나, 그는 누구에게도 신뢰받지 못하는 ‘5이닝 피쳐’였다.
왕년의 에이스였던 왕첸밍은 부상 때문에 패전만 쌓다가 일찍 전력에서 이탈했고, 덕분에 5선발 자리는 여러 명의 투수들이 돌아가며 맡았다. 지난해 양키스의 선발진은 리그 평균을 간신히 웃도는 수준에 불과했고, 선발진의 성적만 놓고 본다면 양키스의 우승은 의외의 결과로 느껴질 정도.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작년에 애틀란타에서 개인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든 하비어 바즈케즈(15승 10패 2.87)를 트레이드해왔다. 2000년부터 10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 중인 바즈케즈는 리그에서 가장 건강한 투수. 지난 10년 동안 매년 평균 32.7경기에 선발 등판해 12.8승과 3.9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연평균 탈삼진 개수가 200개나 되지만, 볼넷은 고작 53개밖에 내주지 않는 뛰어난 컨트롤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바즈케즈가 가세하면서 양키스는 15승이 가능한 선발투수 4명을 보유하게 됐다. 5선발 자리는 챔벌린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필 휴즈가(8승 3패 3.03)가 차지했다. 작년에 불펜에이스로 활약하며 빅리그에 완전히 적응한 휴즈라면 선발로 더욱 안정적인 투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 올해의 양키스는 선발진의 약점을 완벽하게 지워버리고 확고부동한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 무지막지한 홈런 군단 완성
올해 양키스 타선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다. 기존의 주전 멤버 가운데 자니 데이먼, 마쓰이 히데키, 멜키 카브레라가 각각 FA나 트레이드를 통해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대신 중견수 커티스 그랜더슨과 지명타자 닉 존슨이 새로이 가세했고, 외야 백업 요원이었던 브렛 가드너가 주전 좌익수로 올라섰다. 지난해 가드너가 맡았던 ‘제4의 외야수’ 역할은 베테랑 랜디 윈이 하게 된다.
지난해 30홈런 20도루를 기록한 그랜더슨의 가세만으로도 데이먼이나 마쓰이의 공백은 느낄 수 없을 전망이다. 좌타자인 닉 존슨도 건강하다면 20홈런 80타점 이상은 해줄 수 있는 선수이며, 가드너는 올 시즌 AL 도루왕 후보다. 짜임새 면에서는 작년보다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지터(18홈런)와 존슨(8홈런)이 테이블세터를 형성하고 마크 테세이라(39홈런)-알렉스 로드리게스(30홈런)-로빈슨 카노(25홈런)가 3~5번을 맡는다. 하위타순에는 그랜더슨(30홈런)-닉 스위셔(29홈런)-호르헤 포사다(22홈런)가 배치되고, 9번 타자 가드너(3홈런)는 이후의 성적 여하에 따라 존슨과 순서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가드너를 제외한 주전 전원이 두 자릿수 홈런이 가능하고, 그 중 4~5명은 30개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주전 멤버들이 지난해 기록한 홈런 개수만 무려 204개. 잘만하면 지난해 기록한 팀 역사상 최고 기록인 244개를 넘어, 메이저리그 신기록인 264개(1997년 시애틀 매리너스)도 넘볼 수 있을 전망이다. 뉴욕의 팬들은 ‘홈런에 의한 야구’에 이미 길들여져 있고, 그것은 올해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 매우 중요해진 박찬호의 역할
박찬호의 올 시즌 연봉은 150만 달러, 사실 양키스라는 팀의 입장에서는 패전처리용 투수라도 상관없을 정도의 액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양키스의 불펜은 붕괴직전에 있으며, 그 상황을 타개해줄 희망 중 하나로 박찬호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
‘ML 역대 최고의 마무리’인 마리아노 리베라는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하다. 문제는 7~8회를 믿고 맡길 투수가 없다는 점. 작년에는 그 역할을 휴즈가 잘 해줬지만, 그는 올해 선발로 변신한다. 선발진이 두터워진 만큼 불펜이 약해진 셈. 제구력에 심각한 난조를 보이고 있는 챔벌린에게 그 역할을 기대한다는 것은 현재로선 무리다.
지난해 부상으로 시즌의 3분의 2를 날린 좌완 셋업맨인 다마소 마테는 여전히 컨디션이 정상궤도로 올라오지 않았다. 알프레도 아세베스는 롱맨이고 데이빗 로버트슨은 풀타임을 소화한 경험이 없다.
정황상으로나 경력으로나 현재 양키스의 우완 셋업맨 가운데 가장 믿음직 스러운 투수는 박찬호다. 시범경기에서의 완벽한 투구(7이닝 4피안타 ‘0’볼넷 8삼진)로 인해 그 기대감은 더욱 높아진 상황. 박찬호 스스로만 잘하면 우승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우승을 ‘이끄는’ 주역이 될 수도 있다. 스스로를 위해서나 팀을 위해서나 올 시즌 박찬호의 역할과 성적은 매우 중요하다.
▶ 계약 종료를 눈앞에 둔 데릭 지터
계약 당시만 하더라도 ‘언제 끝날까’ 싶었던 데릭 지터의 10년 계약이 올해로 종료된다. 2001년 2월 양키스와 10년간 총액 1억 8900만 달러의 어마어마한 계약을 체결했던 지터는 올해로 만 36세가 되고, 이제 또 다른 선택의 기로에 상황에 놓였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지터의 연봉은 터무니없이 많아 보였다. 하지만 지난 9년 동안 지터는 큰 부상 없이 늘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제 역할을 해주었고, 같은 기간 동안 부상 때문에 ‘먹튀’ 소리를 듣는 선수가 수십 명 생겨나면서 그 인식은 점차 바뀌었다. 이제 지터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더불어 ‘FA 모범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199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양키스에 선택된 후, 1995년에 빅리그에 데뷔하여 올해로 16년째를 맞이하는 지터. 양키스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몇 안 되는 ‘캡틴’이며, 그 동안 5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팀과 함께했다. 그의 재계약 문제는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와 캐시맨 단장의 올 시즌 최대 숙제다.
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나이 많은 지터에게 지금과 같은 거액을 안겨주기 힘들지만, 그가 지닌 상징성과 팬들을 고려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재계약이 성사되기 전까지 이 문제는 뉴욕의 극성스런 언론을 통해 시즌 내내 다루어질 것이고, 이것이 경기 외적으로 선수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지터는 홈런(18)-도루(30)-타율(.334)-득점(107)에서 2007년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했고, 이것은 분명 재계약을 염두에 두고 열심히 뛴 결과다. 지터는 올해도 우승과 재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 분명하다. 과연 지터가 영원한 양키스맨으로 남을 수 있을지는 양키스의 2연패 여부만큼이나 큰 관심을 끄는 올 시즌 빅리그 최대의 화두 가운데 하나다.
보너스. 로이 할러데이의 NL 이적
35번의 선발 등판에서 244이닝을 소화하며 18승 6패 7완투 3완봉승, 그리고 2.84의 평균자책점. 사이영상 수상자로서도 부족함이 없는 이 성적은 다름 아닌 ML 최고의 우완 에이스라 평가받는 로이 할러데이의 양키스전 통산 성적이다. 역사상 양키스를 이토록 괴롭힌 투수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할러데이는 양키스에 강했다.
지난 10년 동안 양키스의 타선은 언제나 리그 최상위권이었지만, 할러데이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같은 지구인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이었던 할라데이는 매년 양키스의 앞을 가로 막으며 2~3번의 패배를 안겨주곤 했다. 양키스가 ‘악의 제국’이었다면 할러데이는 ‘제다이’였던 셈.
헌데 그 할러데이가 지난해 연말 트레이드를 통해 내셔널리그의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했다. 양키스와 그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단비 같은 소식. 인터리그 3경기만 잘 피한다면, 더 이상 ‘할러데이 노이로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단, 올해도 월드시리즈에서 필리스를 만나게 된다면, 그것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도 있다.
▶ 2연패 가능성, 현재로선 ‘매우 맑음’
타격은 지난해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크고 선발 로테이션은 확실히 좋아졌다. 불펜이 걱정이긴 하지만, 리베라가 든든히 버티고 있는 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걱정되는 것은 지터의 재계약 여부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 그것이 클럽 하우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대의 라이벌 보스턴은 지난해 팀 내 홈런-타점 1위였던 제이슨 베이(36홈런 119타점)를 FA로 떠나보냈다. 대신 선발진에서 에이스급 투수인 존 랙키를 보강하는데 성공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지난해보다 크게 나아진 점이 없는 상황. 서부지구의 LA 에인절스와 시애틀 매리너스, 중부지구의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이 또 다른 경쟁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연 양키스의 앞을 가로 막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양키스는 오프시즌의 좋은 움직임을 통해 또 다른 ‘왕조시대’의 서막을 연 것인지도 모른다. 매년 한두 명씩 젊은 선수들을 새로 영입하고 있고, 팀 내에서 키워내는 유망주들도 적지 않은 편. 모든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마칠 수만 있다면, 시즌 종료 후 귀국하는 박찬호의 손가락에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어떠한 것이 끼워져 있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높아 보인다.
// 야구타임스 김홍석(블로그 : MLBspecial.net)
[사진=하비어 바즈케즈, 뉴욕 양키스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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