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1년 계약은 자신감의 또다른 표현!
[야구타임스 | 김홍석]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코리언 메이저리거 추신수(28)가 소속팀과의 1년 계약에 우선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이 없는 추신수는 지난해의 42만 달러보다 조금 늘어난 금액을 올해 연봉으로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에는 연봉이 대폭 상승하게 되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 하나는 메이저리그에서 6년을 채운 후 획득하게 되는 FA 자격을 취득했을 때이며, 다른 하나는 3년 이상을 소화한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얻었을 때다. 올해로 풀타임 3년차가 되는 추신수는 아직 이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얻지 못했다.
메이저리거는 신인 때부터 3년차까지는 기껏해야 40~50만 달러 정도의 연봉을 받게 된다. 이 시기에는 아무리 MVP급 성적을 낸다 하더라도 연봉이 대폭 상승하는 일이 없다. 4년차가 되어야 비로소 자신의 실력에 걸 맞는 연봉을 받을 수 있으며, FA가 되면 그야말로 ‘대박’을 꿈꿀 수 있게 된다.
그러한 규칙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장기계약’이다. FA 자격을 획득하기 전이라 하더라도 서로간의 합의에 의해 얼마든지 장기계약을 체결할 수가 있다. FA가 되기 전이기 때문에 약간의 디스카운트는 불가피하겠지만, 당장 받게 될 금액에 비하면 훨씬 많은 돈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최근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의 유명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았고, 그 때문에 소속팀과의 장기게약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추신수 같이 젊고 유능한 타자를 FA가 되기 전에 일찌감치 장기계약으로 묶어두는 것은 인디언스 구단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숙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의 선택은 ‘1년 후’였다.

추신수와 보라스의 이러한 선택은 ‘자신감’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선택이다. 1000만 달러 이상이 아니라면 관심이 없다던 추신수는 물론이고, 선수들의 ‘천사’이자 구단의 ‘악마’인 보라스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추신수의 올 시즌 성적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자신감이 뒷받침 된 결정인 것이다.
선수들에게는 ‘가장 유능한 에이전트’로 통하지만 구단의 입장에서 보면 ‘악마’나 다름 없는 보라스가 다른 에이전트들에 비해 탁월하게 잘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뛰어난 협상력이며, 또 다른 하나는 적정시기를 선택하는 안목의 탁월함이다. 보라스는 계약을 해야 할 때와 말아야 할 때를 기가 막히게 알아내는 ‘타이밍의 귀재’다.
지난 시즌 추신수는 3할 타율과 더불어 20-20클럽에 가입하는 등, 리그 정상급 외야수의 성적을 뽐냈다. 만약 보라스가 그 성적이 추신수의 ‘한계치’라고 생각했다면, 그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시즌이 개막되기 전에 클리블랜드 측과의 장기계약을 성사시켰을 것이다.
보라스의 고객은 아니지만 불과 일주일 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의 외야수 저스틴 업튼(23)의 장기계약 발표가 있었다. 추신수와 마찬가지로 올해로 3년차가 되는 업튼은 구단과 6년간 5125만 달러에 계약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당장 올 시즌의 연봉이 50만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남은 5년 동안은 연평균 1000만 달러 이상이 보장되는 대형계약이다.
거포형 외야수인 업튼은 지난해 3할 타율과 더불어 26홈런 86타점 20도루를 기록, 성적 면에서 추신수와 가장 흡사해 곧잘 비교의 대상이 되곤 했다. 둘의 나이차와 앞으로의 가능성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추신수 역시 이에 준하는 수준의 계약이 가능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보라스의 선택은 ‘지금’이 아니라 ‘1년 후’였다. 그가 보기에 추신수는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장기계약을 체결하게 된다면, 지난해의 성적이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 시즌 더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된다면, 그 기준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에이전트가 계약의 시기를 잘 읽어낸다는 것은 곳 자신의 고객인 선수의 전성기와 그 능력의 최대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뜻과 같다. 그 동안 보라스와 그의 고객이 터뜨린 계약에 ‘먹튀급’ 계약이 많았던 것도, 선수가 최전성기를 달리고 있던 시점에서 장기계약을 체결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 때 박찬호의 에이전트였던 보라스는 2000시즌 종료 후 다저스 측의 연평균 1000~1100만 달러 규모의 장기계약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하고 FA가 될 때를 기다렸다. 그의 예상대로 2001년 박찬호는 한층 더 성숙한 피칭을 선보였고, 그것은 좀 더 좋은 조건의 FA 계약으로 이어졌다. 이후 텍사스에서의 부진은 나중의 문제다.
추신수는 올 시즌 30-30클럽 가입과 더불어 세 자릿수 타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야말로 전 포지션을 불문하고 메이저리그 특급 레벨의 선수로의 발돋움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목표치에 근접한 성적만 낼 수 있다면, 보라스의 협상은 연평균 1000만 달러가 아니라 1500만 달러에서 시작하게 될 것이다.
추신수는 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고, 보라스 역시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당장 계약을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 중 하나’와 ‘팀의 에이스 타자’는 그 대우가 확실히 다르다.
물론, 추신수의 경우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군 문제도 남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귀화하겠다’는 조항만 추가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미 구단 측에서는 추신수의 귀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해왔고, 추신수의 의사만 확인된다면 그것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즉, 군 문제는 장기계약 보류에 있어 부차적인 이유에 불과하다.
프로야구 선수가 ‘노동자’처럼 취급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메이저리그 선수는 철저한 ‘개인 사업자’ 신분이다. 구단과 선수는 대등한 입장이며, 연봉 협상은 양쪽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인 것이다.
1년 후를 선택한 추신수와 보라스. 그들의 선택은 올 시즌 추신수의 성적에 달려 있다. 과연 추신수가 또 다시 보라스의 탁월한 안목을 증명해 줄 수 있을까? 벌써 시범경기에서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보라스와 추신수의 선택은 옳은 결정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 야구타임스 김홍석(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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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하겠다가 약간 아쉽지만 이해 모하는 입장은 아니니~~
2010/03/12 10:53암튼 추신수가 한국인 최초의 타자로서 (제대로된) 이치로와 마쓰이에 버금가는, 혹은 더한 유명세를 떨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