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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 이준목] '전 경기 퀄리티스타트(QS)'라는 목표의식을 잃어버린 후유증일까. '괴물' 류현진(한화)이 지친 모습을 보이며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류현진은 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하여 팀이 1-2로 뒤진 6회 외국인 투수 훌리오 데폴라와 교체됐다. 한화는 2-8로 패했고 류현진은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5이닝 동안 2실점이라면, 겉으로 보기에는 나쁘지 않지만 문제는 그 대상이 류현진이었다는 점이다. 5이닝은 올 시즌 류현진의 등판 경기 중 최소이닝 기록이다. 8월 17일 LG전까지 29경기 연속 QS행진을 이어가던 류현진은 지난 26일 넥센전에서 7이닝 4실점으로 대기록 행진이 중단된데, 이어 2경기 연속 QS에 실패했다. 투구수도 99개에 불과하여 올 시즌 등판 이후 처음으로 세 자릿수 미만의 투구를 기록했지만, 제구가 되지 않아 초반부터 투구수관리가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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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이날 초반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평소 여유 넘치던 표정이 사라지고 찡그린 얼굴과 지친 기색이 자주 화면에 잡혔다. 제구불안으로 유인구가 먹히지 않다보니 볼넷도 올 시즌 들어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5개나 나왔다. 반면 장기인 삼진은 단 3개에 불과하여 올 시즌 최소를 기록했다. 자연히 내용이 좋을 수가 없었다.

한대화 감독은 5회 벌써 류현진의 투구수가 100개에 육박할 조짐을 보이자 미련 없이 교체를 선택했다. 일각에서는 류현진이 자진해서 교체사인을 낸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자진강판은 아니다. 다만 경기중간에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은 맞다. 그래도 본인은 더 던지고 싶어했지만 투구수도 많았고 힘들어 보이는 것 같아서 교체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경기로 류현진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1.82로 높아졌다. 16승으로 여전히 다승 단독선두는 유지했지만, 20승 도전에는 빨간불이 켜지게 되었다. 소속팀 한화의 남은 경기는 이제 13게임뿐이라서 류현진의 등판 기회는 정상적이라면 3회, 무리하게 조정 해야만 4번 등판이 가능하다. 남은 경기를 다 이기기도 힘들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20승 도전은 쉽게 장담하기 힘들다. 또한 15승으로 류현진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김광현(SK)과의 다승왕 경쟁도 우위를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야구전문가들은 "본인이 내색하지 않아도 전 경기 QS행진이 중단된데 대한 심리적 허탈감이 어느 정도는 있을 것이다. 일이 잘 풀릴 때는 없던 힘도 솟구치기 마련이지만,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누적된 피로가 무섭게 몰려온다. 류현진이 올 시즌 소화한 이닝과 투구수를 생각하면 시즌 막바지인 지금쯤 다소 지친 기색을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들쭉날쭉한 등판일정도 류현진에게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시즌 후반기에 들며 정강이 부상 탓도 있었지만 등판 일정이 너무 들쭉날쭉했다. 선발투수에게는 충분한 휴식도 좋지만 꾸준하지 못한 등판일정은 오히려 컨디션을 떨어뜨리는 독이 될 수 있다. 류현진의 20승과 QS기록을 의식하여 지나치게 상대를 고르다가 낭패한 면도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류현진은 휴식일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이 이대로 20승에 실패할 경우, 이대호(롯데)와의 MVP 경쟁에서도 사실상 한발 밀려나는 분위기가 될 전망이다. 타격 7관왕을 노리는 이대호는 전반기만 해도 류현진에 가려진 느낌이었으나, 후반기 들어 연속 경기 홈런 신기록을 포함 무서운 타격 페이스로 롯데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전 경기 QS 행진이 중단된 지금, 류현진은 팀 성적이나 개인 성적 면에서 모두 이대호에 비하여 확실한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발 20승과 1점대 자책점 동반 달성이라는 마지막 자존심만이 류현진의 올 시즌 남은 목표지만, 현재로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올 시즌 열악한 팀 사정 속에서도 홀로 고군분투했던 외로운 에이스 류현진이 시즌 막바지 들어 지친 기색을 보이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인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사진=한화 이글스, 기록제공=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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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 이준목] '슈퍼소닉' 이대형(LG)은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대도'다. 이대형은 지난 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도루 1개를 더 추가하며 마침내 4년 연속 50도루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김일권(전 해태), 이종범(KIA), 정수근(전 롯데), 전준호(전 넥센)같은 전서적인 대도들조차 달성하지 못했던,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하지만 정작 대기록을 달성한 날, 이대형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8월 이후 극심한 타격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이대형은 오랜만에 선발 출장해 대기록을 완성했지만 슬럼프를 의식한 듯 감정표현을 자제했다.

공교롭게도 팀 성적도 4강에서 사실상 멀어진 시점이라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4년 연속 50도루를 성공해 기분은 좋지만, 그보다 부상 없이 여기까지 온데 만족한다"며 다소 밋밋한 소감에 그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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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대형은 도루왕의 명성에 비하여 평가가 다소 엇갈리는 선수다. 2000년대 이후 LG에서 매년 이만큼 꾸준한 성적을 내주는 선수도 드물다. 하지만 이대형의 도루나 1번 타자로서의 능력에는 항상 '영양가'라는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1번 타자로서의 역할은 잦은 출루와 부지런한 주루플레이를 통해 팀타선에 최대한 많은 찬스를 제공하는 일이다. 하지만 톱타자로서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타율과 출루율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도루 기록에서 이대형의 능력은 항상 논란거리가 되어왔다.

야구인들은 "이종범이나 전준호 같은 전설적인 톱타자들과는 말할 것도 없고, 동시대에 활약 중인 이종욱이나 이용규와 비교해도 톱타자로서는 한수 아래"라고 평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도루 기록만 의식하는 것 같다. 그저 빠른 발만 믿고 버티는데 그래서는 톱타자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없고 오래 장수하기도 힘들다. 데이터상의 기록은 PC게임에서나 유용하지, 실전에서는 영양가가 없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이들도 있다.

이대형이 가장 비판받는 부분 중 하나가 '기록을 위한 기록'에 너무 연연하는 게 아니냐는 점이었다. 지난해까지 이대형은 내야안타를 의식하여 타격 시 상체가 너무 일찍 앞으로 쏠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옆에서 보면 스윙이라기보다는 어떻게든 방망이만 툭 갖다 대고 1루로 내달리거나, 아예 공이 닿기도 전에 뛰기부터 하려는 자세로 보이기도 했다. 좋게 말하면 빠른 발을 살리기 위한 플레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지나치게 발에만 의존한 플레이스타일이었다.

이대형은 올 시즌 타격폼 수정을 통하여 변화를 꾀했지만, 성공적으로 보였던 변신은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벽에 부딪히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반기만 하더라도 .290의 좋은 타율과 .358의 나쁘지 않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65타수 4안타(.062)의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있다.

현재 이대형이 기록 중인 .256의 타율은 그가 본격적인 LG의 주전으로 올라선 2005시즌 이래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1번 타자로서 제몫을 못하다보니 출장기회도 점점 줄어들고 조급한 마음에 지난해의 '공 맞추고 1루로 달려나가기'식 타법으로 회귀하는 조짐도 간간이 눈에 띈다.

누상에 나가더라도 그의 도루가 팀 승리나 경기 흐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하는 것도 논란거리였다. 중요한 순간에 무리한 주루플레이로 욕심을 부리다가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지난 5월 KIA와의 경기에서는 크게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도루를 시도하다가 상대팀으로부터 빈볼을 받는 해프닝도 있었다. 도루 시도 자체는 문제될게 없었지만, 정황상 반드시 필요한 플레이라기보다는 개인기록만을 의식한 플레이라는 오해를 살만한 장면이 많았다는 점은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좋은 리드오프를 보유한 팀은 항상 우수한 팀 성적과 연결되곤 했다. 하지만 이대형은 데뷔이후 아직까지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이대형은 LG가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이듬해인 2003시즌부터 프로무대에 뛰어들었다.

프랜차이즈스타로서 8년째 포스트시즌을 밟지 못하고 있는 LG의 암흑기를 관통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평가를 받고 있는 이대형은 어쩌면 가장 불운한 선수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정 그의 빠른 발과 도루 기록이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LG를 가을잔치에 올리는 길밖에 없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사진=LG 트윈스, 기록제공=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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