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목 칼럼
2010/09/03 09:04
류현진도 지쳤나? 20승-MVP 꿈도 빨간불
[야구타임스 | 이준목] '전 경기 퀄리티스타트(QS)'라는 목표의식을 잃어버린 후유증일까. '괴물' 류현진(한화)이 지친 모습을 보이며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류현진은 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하여 팀이 1-2로 뒤진 6회 외국인 투수 훌리오 데폴라와 교체됐다. 한화는 2-8로 패했고 류현진은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5이닝 동안 2실점이라면, 겉으로 보기에는 나쁘지 않지만 문제는 그 대상이 류현진이었다는 점이다. 5이닝은 올 시즌 류현진의 등판 경기 중 최소이닝 기록이다. 8월 17일 LG전까지 29경기 연속 QS행진을 이어가던 류현진은 지난 26일 넥센전에서 7이닝 4실점으로 대기록 행진이 중단된데, 이어 2경기 연속 QS에 실패했다. 투구수도 99개에 불과하여 올 시즌 등판 이후 처음으로 세 자릿수 미만의 투구를 기록했지만, 제구가 되지 않아 초반부터 투구수관리가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류현진은 이날 초반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평소 여유 넘치던 표정이 사라지고 찡그린 얼굴과 지친 기색이 자주 화면에 잡혔다. 제구불안으로 유인구가 먹히지 않다보니 볼넷도 올 시즌 들어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5개나 나왔다. 반면 장기인 삼진은 단 3개에 불과하여 올 시즌 최소를 기록했다. 자연히 내용이 좋을 수가 없었다.
한대화 감독은 5회 벌써 류현진의 투구수가 100개에 육박할 조짐을 보이자 미련 없이 교체를 선택했다. 일각에서는 류현진이 자진해서 교체사인을 낸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자진강판은 아니다. 다만 경기중간에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은 맞다. 그래도 본인은 더 던지고 싶어했지만 투구수도 많았고 힘들어 보이는 것 같아서 교체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경기로 류현진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1.82로 높아졌다. 16승으로 여전히 다승 단독선두는 유지했지만, 20승 도전에는 빨간불이 켜지게 되었다. 소속팀 한화의 남은 경기는 이제 13게임뿐이라서 류현진의 등판 기회는 정상적이라면 3회, 무리하게 조정 해야만 4번 등판이 가능하다. 남은 경기를 다 이기기도 힘들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20승 도전은 쉽게 장담하기 힘들다. 또한 15승으로 류현진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김광현(SK)과의 다승왕 경쟁도 우위를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야구전문가들은 "본인이 내색하지 않아도 전 경기 QS행진이 중단된데 대한 심리적 허탈감이 어느 정도는 있을 것이다. 일이 잘 풀릴 때는 없던 힘도 솟구치기 마련이지만,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누적된 피로가 무섭게 몰려온다. 류현진이 올 시즌 소화한 이닝과 투구수를 생각하면 시즌 막바지인 지금쯤 다소 지친 기색을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들쭉날쭉한 등판일정도 류현진에게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시즌 후반기에 들며 정강이 부상 탓도 있었지만 등판 일정이 너무 들쭉날쭉했다. 선발투수에게는 충분한 휴식도 좋지만 꾸준하지 못한 등판일정은 오히려 컨디션을 떨어뜨리는 독이 될 수 있다. 류현진의 20승과 QS기록을 의식하여 지나치게 상대를 고르다가 낭패한 면도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류현진은 휴식일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이 이대로 20승에 실패할 경우, 이대호(롯데)와의 MVP 경쟁에서도 사실상 한발 밀려나는 분위기가 될 전망이다. 타격 7관왕을 노리는 이대호는 전반기만 해도 류현진에 가려진 느낌이었으나, 후반기 들어 연속 경기 홈런 신기록을 포함 무서운 타격 페이스로 롯데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전 경기 QS 행진이 중단된 지금, 류현진은 팀 성적이나 개인 성적 면에서 모두 이대호에 비하여 확실한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발 20승과 1점대 자책점 동반 달성이라는 마지막 자존심만이 류현진의 올 시즌 남은 목표지만, 현재로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올 시즌 열악한 팀 사정 속에서도 홀로 고군분투했던 외로운 에이스 류현진이 시즌 막바지 들어 지친 기색을 보이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인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사진=한화 이글스, 기록제공=Statiz.co.kr]
☞ [블로그] 유창식 7억 계약,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 TOP-7
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 Copyrights ⓒ 야구타임스(yagootime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