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목 칼럼
2010/03/12 10:34
프로야구 핫이슈, 각 팀의 ‘4번 타자’를 주목하라!
[야구타임스 | 이준목] 축구에서 4-4-2, 4-3-3 같은 포메이션에 따라 팀의 경기력이 달라지는 것처럼, 야구에는 타순 배치가 있다. 언뜻 보기에 그날 경기에 나설 9명의 선발 타자의 순서를 정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 속에는 무수한 전략적 포석이 담겨있다. 시시각각으로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야구에서, 그날 특정한 선수를 몇 번 타순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경기의 운명이 뒤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김현수, 2010년 가장 주목해야할 4번 타자
올 시즌 프로야구의 핫 이슈는 바로 4번 타자가 될 전망이다. 보통 전통적인 개념의 4번 타자는 김태균(지바 롯데), 이대호(롯데), 김동주(두산) 같이 내에서 장타력과 득점력이 가장 믿음직한 거포가 배치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있다. 팀의 색깔이나 감독의 전술적 스타일에 따라 기존의 통념을 뒤집은 새로운 형태의 4번 타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4번 타자 한명을 떠나 팀 전체 타순의 스타일을 바꾸는 나비효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가장 변화가 두드러지는 팀은 단연 두산 베어스다. 두산은 올 시즌 ‘타격천재’ 김현수를 4번으로 이동시키는 변형 타순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현수의 타순은 지난 시즌까지 붙박이 3번이었다. 4번은 ‘두목곰’ 김동주가 오랫동안 지켜온 그만의 자리였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기존의 타순을 한 단계씩 내리면서 김현수를 4번, 김동주를 5번에 기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3번 타자로는 테이블세터지만 파워도 갖춘 고영민이다. 기존에 1,2번으로 구성되던 테이블세터진을 3번까지 확대하여 기동력이 빠르고 선구안이 좋은 선수들로 보다 공격적인 야구를 구사하겠다는 포석이다.
이 같은 변형 타순은 김경문 감독이 이미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구사했던 전략이다. 당시 한국은 이승엽을 4번, 김동주와 이대호를 5,6번으로 활용했다. 1~3번에는 이종욱, 이용규, 정근우, 이진영, 고영민 등 발이 빠르고 작전수행능력이 좋은 교타자형 선수들을 적극 활용했다.
김경문 감독 취임이후 소위 발야구가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은 두산이지만, 지난해는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빠른 야구를 시도할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다. 새로운 4번 타자 김현수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3할5푼7리의 고타율을 기록했으며 작년에는 23홈런(공동 11위)과 104타점(2위)을 동시에 기록하며 정교함과 파워, 그리고 해결사로서의 능력까지 두루 인정받았다. 시범경기에서도 4번 타자로도 녹록치 않은 방망이 솜씨를 과시하며 김경문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LG와 넥센은 아직까지 고정된 4번 타자 없이 ‘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두 팀은 각각 지난해 팀의 4번을 전담하던 외국인 거포 페타지니와 브룸바가 모두 팀을 떠났다. 이들이 떠난 빈자리를 대신할 만한 대형 거포는 없지만, 고만고만한 중거리형 타자가 많다는 것이 특징. 관건은 누가 4번을 맡느냐보다 앞뒤로 어떤 ‘조합’을 꾸리느냐에 달렸다.
LG는 현재로서는 일본에서 돌아온 이병규가 일단 4번으로 유력하다. 이병규는 교타자지만 장타력을 갖추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4번을 친 경험도 있다. 페타니지 같은 전형적인 4번 타자 스타일은 아니지만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어 충분히 한몫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택근-이진영-박병호 등 언제든 3할과 20홈런 이상을 노릴 수 있는 중거리형 타자들이 앞뒤로 즐비해 굳이 4번 타자라는 상징성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넥센은 통산 283개의 홈런을 날린 15년차 베테랑 송지만이 1순위 후보로 꼽히지만, 많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덕 클락과 강정호, 황재균 등 호타준족의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앞뒤로 얼마나 지원을 해주느냐가 관건이다.
▶ KIA 최희섭, 롯데 이대호도 건재
KIA, SK, 롯데는 기존 4번 타자들의 아성이 견고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지난해 부활을 알린 ‘전직 메이저리거’ 최희섭이 있고, 롯데는 ‘빅보이’ 이대호가 건재하다. 현재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4번 타자로 꼽히는 두 선수는 올 시즌도 30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최희섭은 지난해 ‘CK포’를 형성하며 시너지효과를 발휘했던 김상현이 겨울 훈련부족으로 페이스가 처져있는 상태라는 점이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는 이호준의 무릎부상으로 시즌 초반 출전이 불투명함에 따라 지난해 ‘포스트시즌의 영웅’ 박정권이 4번에 무혈입성 할 전망이다.
김태균과 이범호가 모두 떠난 한화는 올 시즌 새로운 4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일단 2년 연속 23홈런을 날린 김태완이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잔부상에 시달리며 시범경기에서도 아직 방망이 솜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믿을만한 거포가 부족한 한화 타선은 현재 전근표-최진행-송광민 등이 중심타선을 맡고 있지만 무게감이 타 팀에 비하여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어절 수 없다.
삼성은 타선 세대교체의 주역이던 최형우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박석민과, 부상에서 돌아온 최고령 타자 양준혁이 4번 자리를 놓고 경쟁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젊고 파워 넘치는 젊은 타자들이 많아 큰 걱정거리는 없을 전망이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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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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