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목 칼럼
2010/07/22 08:21
'두산 에이스' 김선우, 전반기 10승 달성의 의미
[야구타임스 | 이준목] 김선우(32)가 2년 연속 10승 고지에 안착했다. 김선우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7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6-4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김선우에게 이날 승리는 여러 가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우선 두산의 선발투수로서는 외국인 투수 리오스(2005~07년) 이후 3년 만에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국내 선수로서는 2005년 박명환(04~05) 이후 무려 5년만이다. 최근 몇 년간 '선발투수들의 무덤'으로 전락했던 두산에서 오로지 선발로만 전반기에 벌써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김선우가 토종 에이스의 계보를 이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또한 LG 징크스를 깼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김선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LG를 상대로 올 시즌 4경기에 등판해 16⅔이닝 동안 1승 1패 평균자책점 9.72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4할1푼3리에 이를 만큼 LG는 김선우에게 어려운 상대였다.

김선우는 이날 직구 위주의 패턴을 바꾸어 투심을 승부구로 구사하면서 LG 타선의 집중타를 잘 피해나갔다. 6회 고비를 넘지 못하고 강판된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내야땅볼을 9개나 유도하는 등 결정적인 위기를 맞춰 잡는 피칭으로 넘어가며 실점을 최소화해낸 위기 관리능력이 돋보였다.
전반기 내내 꾸준한 타력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선발마운드로 인하여 곤욕을 치러야했던 두산에 있어서 김선우는 없어서는 안 될 기둥과도 같았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은 외국인 투수 히메네스(12승)에 비하여 처졌지만, 팀 내 선발 투수들 중 가장 많은 20경기에 등판해 최다인 111⅔이닝을 소화해냈고, 이중 12번이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역시 팀 내 1위를 기록했다.
두산의 선발진 가운데 올 시즌 개막이래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은 투수 역시 김선우가 유일하다. 안정적으로 경기 중반까지 게임을 풀어가야 하는 선발투수이자 '이닝이터'로서의 몫은 충분히 해냈다는 의미다.
2008년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국내무대로 복귀한 김선우는 일본무대로 떠난 리오스의 공백을 메워줄 토종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지만, 사실 그 동안의 성적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2년차인 2009시즌 처음으로 10승 고지를 돌파했으나 시즌 평균자책점은 무려 5.11에 달했다.
특히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서 늘 아쉬움을 남긴 투구내용으로 '새가슴' 또는 '과대평가된 투수'라는 오명에 시달려야했다. 두산의 우승 경쟁자이던 SK나 KIA는 물론이고, 잠실 라이벌 LG나 꼴찌 한화에도 항상 걸출한 에이스급 투수가 한 명씩은 존재했던 것과 비교하여, 김선우에게 그 역할을 기대했던 팬들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항상 "우리 팀 에이스는 김선우"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한두 해 반짝 잘하고도 부상과 부진에 허덕이기 일쑤였던 두산 선발진에서 김선우만큼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활약해주면서 많은 경기와 이닝을 책임져준 투수도 드물다. 김선우 역시 이런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에이스다운 책임감을 보여주기 위하여 애써왔다.
김선우의 최대 약점은 기복이다. 잘할 때와 못할 때의 기량편차가 크고 완급조절 능력이 떨어져서 잘 던지다가도 한번 맞기 시작하면 대량실점을 허용하는 경우가 잦았다. 특히 SK와 LG 등 몇몇 팀을 상대로는 천적관계에 가까운 먹이사슬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12번의 퀄리스타트에도 불구하고 아직 김선우가 완전히 풀지 못한 숙제다. 4점대의 평균자책점(4.11)도 팀의 1선발급 에이스로서는 다소 아쉬운 수치다.
하지만 전반기 10승 달성과 최다이닝 소화로 김선우는 어느 정도 에이스다운 몫을 해냈고, 그런 점에서 부담을 덜고 한층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지난해 기록한 개인 최다승(11승) 돌파는 무난할 전망이고, 최다이닝(148이닝)도 충분히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단순히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니라,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는 팀이다. 두산이 단기전에서 더욱 강해지기 위해서는 바로 에이스인 김선우가 더욱 강해져야한다. 김선우가 진정 팬들이 원하는 ‘에이스’의 모습으로 좀 더 진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두산 베어스, 기록제공=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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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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