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이준목] 일본무대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창용불패'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즈). 그에게 올 시즌은 자신의 경력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는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2010시즌에 임창용이 도전하게 될 목표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선동열 뛰어넘기’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강의 레전드 투수로 꼽히는 선동열 삼성 감독은 선수시절 일본 무대에서도 마무리투수로서 성공을 거두며 ‘나고야의 태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그 대단한 선 감독조차 이루지 못한 꿈이 있으니 바로 한국인 투수 사상 첫 세 자릿수 세이브 달성과 구원왕 등극이 그것이다.

선동열 감독은 96년부터 주니치에서만 4시즌을 뛰며 통산 98세이브를 기록했다. 97년에는 자신의 일본무대 시즌 최다인 38세이브를 기록한바 있다. 하지만 ‘대마신’으로 불리던 일본야구의 전설적인 마무리투수 사사키 가즈히로의 벽에 막혀 끝내 구원왕은 단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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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은 지난해까지 2년 동안 61세이브를 달성했다. 2008년에 거둔 33세이브가 자신의 일본무대 한 시즌 최고 기록이다. 올 시즌 100세이브를 채우기 위해서는 정확히 39세이브를 더 거둬야 하는데, 이는 지난 2년보다 더 뛰어난 성적이자 선동열 감독이 가지고 있는 단일시즌 기록마저 뛰어넘는 최고의 성적인 셈이다.

여기에 좀 더 욕심을 내면 2008년 마크 크룬(요미우리)이 세웠던 역대 외국인선수 최다 세이브 기록(41세이브)에도 도전장을 던질만하다. 올 시즌 성적 여하에 따라 한 번에 세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사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또한 임창용은 한국인의 ‘한일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에도 1세이브 차이로 근접해있다. 현 기록 보유자인 선동열 감독은 한국(132세이브)과 일본에서 통산 230세이브를 기록했다. 이것은 국내 무대로만 치면 역대 1위인 김용수(227세이브)를 뛰어넘는 대기록이다. 임창용은 2006년까지 한국무대에서 168세이브를 기록했고, 일본무대에서 61세이브를 추가하여 통산 229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앞으로 임창용이 일본무대에 세이브를 추가할 때마다 그것은 곧 새로운 역사가 된다.

또한, 임창용은 올 시즌의 성공을 바탕으로 또 다른 도약을 꿈꾸고 있다. 2010년은 야쿠르트 스왈로즈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해이기 때문.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대박계약은 이미 따 놓은 당상이 된다. 벌써부터 야쿠르트 외에도 임창용에 눈독을 들이는 팀들이 수두룩하다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임창용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궁극적으로 일본야구에서 FA가 되는 순간을 꿈꾸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으려면 8시즌이 필요하다. 빠르면 임창용이 39세가 되는 2015시즌에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그는 해외 무대에서 최소한 40살까지 현역으로 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일본무대에만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내친김에 언젠가는 메이저리그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꿈을 간직하고 있다.

임창용이 올해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목표는 바로 11월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이다. 임창용은 지난 2009년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을 잊을 수 없다. 준결승까지 호투를 펼치며 한국의 결승진출에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던 임창용은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이치로에게 뼈아픈 결승타를 헌납하며 패전투수가 되는 아픔을 겪어야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에도 사인 무시 논란 등으로 비난의 중심에 놓이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기도 했다.

사실 임창용에게 국가대표팀 합류는 ‘잘해야 본전, 못하면 망신’인 부담이 큰 결정이다. 젊은 선수들처럼 병역면제 같은 메리트도 없을뿐더러, 또래 세대의 동기들은 벌써 하나둘씩 대표팀을 은퇴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하지만 임창용은 묵묵히 국가의 부름을 받아들여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

올림픽에서 야구가 퇴출된 지금, 광저우 대회는 2013년 WBC까지 한국이 정예 1진을 내보낼 수 있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대회다. 라이벌 일본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최정예 대표팀을 파견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임창용이 만일 대표팀에 발탁된다면 지난 WBC에서의 수모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승엽조차도 국가대표 은퇴를 번복하고 대표팀 복귀를 선언한 마당에, 임창용도 올 시즌 성적만 좋다면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WBC의 경우는 3월에 열리는 바람에 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페이스를 일찍 끌어올려한다는 부담이 컸다. 하지만 광저우 대회는 시즌이 끝난 직후인 11월에 열린다. 임창용의 나이를 감안해도 광저우 대회는 임창용에게 마지막 태극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외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선수를 통틀어 구원투수로서는 임창용의 기량이 가장 우위에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올 시즌 일본무대 통산 100세이브와 사상 첫 구원왕 등극에 성공하여 일본 리그에서 대박 계약을 이끌어낸 후,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마무리로 금메달까지 따낼 수 있다면, 임창용으로서는 그야말로 가장 완벽한 시즌의 화룡점정을 찍게 되는 순간이 아닐까. ‘창용불패’의 새로운 도전을 기대해 본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야쿠르트 스왈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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