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이준목] 유명인과 언론간의 사이는 흔히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로 꼽힌다. 너무 가까이하지도, 너무 멀리하지도 말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라는 뜻이다. 정치인이건, 연예인이건 스포츠스타이건 그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언론은 흔히 대중의 ‘알 권리(Right to know)’를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언론의 속성이라는 것이 그렇게 정직하지도, 순수하지만도 않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슈’라는 매개체를 바탕으로 스타와 언론은 때로는 공생관계를 형성하기도 하고, 때로는 힘의 균형에 따라 먹이사슬을 형성하기도 한다. 영원한 친구도 적도 될 수 없는 것이 그들의 운명이다.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로 진출한 김태균이 일본무대에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김태균과 이범호 등 한국야구의 정상급 스타들이 올 시즌부터 동시에 일본야구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그들을 바라보는 일본 매스컴의 보도 경쟁 또한 뜨겁다. 특히 다음 시즌부터 당장 지바 롯데의 4번 타자로 꼽히며 역시 지바를 거쳐 간 선배인 이승엽(요미우리)과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김태균에 대한 관심은 상상 이상이다.
김태균에게 쏟아지는 일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김태균의 등장이 일본 프로야구에 미칠 파장과 그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크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보도 태도와 방식이 문제였다. 김태균이 일본에 첫 입국한 1월 5일 이후 일본의 스포츠 언론들이 보이고 있는 보도 행태는, 미지의 외국인 선수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 반이라면,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는 식의 질시와 견제가 그 나머지 반을 차지하고 있는 듯 보인다.
‘마쿠하라의 반쵸(야쿠자의 중간보스)’, ‘뚱보 김태균’, ‘훈련 15분 만에 혼절’, ‘팀동료로부터 과체중에 대한 다이어트 권유’ 등등.
지난 3주간 김태균에 대한 일본 언론의 주요 보도 내용들이다. 물론 김태균의 뛰어난 파워나 앞으로의 활약 가능성에 대한 내용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김태균의 외모나 자기관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기사들이 훨씬 많았다. 그것도 ‘스포츠 닛폰’이나 ‘산케이 스포츠’, ‘스포츠 호치’ 등, 일본 내에서도 나름 영향력이 크고 지명도가 높은 유명한 언론들에서 담은 내용들만 이 정도다.
더 큰 문제는 이중 상당수가 김태균에 대하여 제대로 취재도 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모습이나, 추측성 보도만으로 악의적인 해석을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그런 일본 언론들의 선정적인 보도들을 제대로 된 검증과 확인절차 없이 ‘받아쓰기’하여 재탕하고 있는 한국 언론들의 행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직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걸고 넘어질 만한 ‘꺼리’가 없으니, 치부도 안 되는 소재를 놓고 치졸하게 감정을 상하게 만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당사자인 김태균이 이러한 언론의 ‘악의적인 폄하 보도’에 불쾌함을 표시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태균은 최근 이슈가 되었던 이구치와의 합동훈련에 대하여, 애초부터 훈련은 같이하되 각자의 페이스에 맞추어 프로그램은 따로 진행하기로 이야기된 상태였고, 예정된 훈련을 무사히 소화했다고 밝혔다. 15분 만에 혼절했다거나 이구치가 김태균에게 다이어트를 권고했다는 것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이야기다.
일본 언론의 편파 및 왜곡보도는 이미 오래전부터 악명이 높다. 김태균 이전에도 선동열, 이종범, 이승엽 등 일본야구를 거쳐 갔던 선배들이 모두 한 번씩은 경험해봤던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외국인에게는 유독 배타적이다. 잘할 때는 한없이 띄워주다가도 조금만 부진하거나 약점이 잡히며 인신공격성의 비난도 서슴치 않는 것이 일본 언론의 속성이다.
하긴 사실 황색 저널리즘이라는 것이 굳이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에서도 유명 스타들은 종종 황색 언론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창구라는 특성을 악용하여, 자극적인 이슈로 호기심을 부채질하고 왜곡된 정보와 이미지를 주입시키는 것은 전형적인 황색언론의 속성이다.
특히 이방인에 대한 차별과 견제는 한국에서도 엄연히 존재한다. 한국에서도 이미 유명 인사였던 김태균이었지만, 이방인에 대한 텃세는 아직까지 체험해보지 못했다. 김태균으로서는 아직 일본야구계에 제대로 된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일본 투수들보다도 더 위협적인 황색언론의 ‘견제구’를 앞서 체험해본 셈이다.
김태균을 향한 일련의 편파-왜곡보도에서 의도하는 바는 분명하다. 한국야구의 간판타자 출신인 김태균에게 흠집을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한국야구 자체를 깎아내리려는 의식이 숨겨져 있다. 실제로 일본 야구와 언론계에서는 아직도 공공연히 한국야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정서가 남아있다.
김태균은 지난 WBC에서 일본의 정상급 투수들을 상대로 맹활약을 했던 한국 국가대표 4번 타자다. 그런 김태균의 열도 진출에 대하여, 야구에 대한 자존심이나 배타적 정서가 남다른 일본에서 여론몰이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언론의 ‘텃세’는 어쩌면 예고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한편으로 김태균을 대하는 일본 언론의 태도는, 이방인이나 유명 인사를 바라보는 우리 언론의 태도를 자성하게 되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김태균을 향한 일본 황색언론의 견제와 텃세가 과연 우리와는 무관한 모습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조금만 기대에 못 미치거나 비위에 거슬려도 편파와 추측성보도, 악플이라는 무기로 유명 인사를 인신공격하는 일부 언론과 네티즌의 모습은 일본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극복해야할 영원한 숙제다.
김태균으로서는 지금 당장은 불쾌한 기억이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펼쳐질 그의 일본무대 도전과정을 생각하면 오히려 의미 있는 체험이 될 수도 있다. 앞에서는 칭찬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뒤통수를 치는 일본 야구계와 언론의 속성을 미리 겪어봤다는 것은, 김태균이 일본야구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정신적으로 한 단계 더 강인해져야한다는 숙제를 남겨준다.
과장된 황색언론에 대하여 일비일희하거나 감정적이 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수동적이거나 방어적이 될 필요도 없다. 주변의 평가나 추측에 대하여 부담을 느끼거나 일일이 반응하다보면, 자연히 쫓기는 심리가 되고 자기 페이스를 잃게 되기 십상이다.
다행히 김태균은 낙천적이면서도 대범한 선수다. 수위는 다르지만, 국내에서도 짓궂은 네티즌들의 ‘별명 만들기’나 언론의 과장된 보도에도 상처받거나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유명세를 즐기는 여유까지 보여줬던 김태균이다. 누가 뭐라 하던 간에, 선수는 오직 경기장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답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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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편파언론이라는 것이 긍정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죠. 특히 자존심과 정신력이 강한 한국 선수들은 자극을 받아서 분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김태균 선수도 한국 선수의 무서운 맛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
2010/01/28 13:24정말 지금의 자극이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내길 기대해 봅니다
2010/01/29 11:59김태균이 올 시즌 한국의 야구팬들을 즐겁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네요~^^
안녕하세요. 김낙천입니다.
2010/01/29 03:23잘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야구타임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010/01/29 11:59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