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권토중래를 노리는 스타들
[야구타임스 | 이준목] 지난 2009년이 누군가에는 희망과 도약의 한해였다면, 또 다른 누군가에는 좌절과 시련으로 점철된 경우도 있었다. 뜻하지 않은 부상과 슬럼프, 군입대, 이적 등 저마다 다양한 사연들 속에서 힘든 한해를 보낸 선수들에게 지난 2009년은 어쩌면 잊고 싶은 기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은 새옹지마라 하지 않던가. 2010년 새로운 부활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지난 시간의 고통과 시련이 더 나은 발전을 위한 도약의 계기가 될 수도 있는 법이다. 한동안 정상에서 잊혀졌던 이름들이 올 시즌에는 새로운 기분으로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 그들이 돌아온다
지난 2009시즌은 ‘에이스’들의 수난시대였다. 10년 만에 프로야구를 강타한 타고투저 열풍에 전례 없는 부상 폭풍까지 겹쳐 투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를 보내야했다. 여기에 급격하게 진행된 마운드의 ‘세대교체’는, 기존 에이스급 투수의 아성을 위협하는 거대한 도전으로 다가왔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삼성의 배영수와 롯데의 손민한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이자 소속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명성을 떨쳤던 두 투수는 지난해 나란히 부침을 겪었다. 한국시리즈 우승과 맞바꾼 팔꿈치 수술의 후유증으로 구속을 잃어버린 배영수는 지난해 75⅔이닝을 소화하며 1승 12패, 평균자책점 7.26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0경기 이상을 등판한 선발투수들 가운데 최악의 승률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팬들은 배영수를 비난하지 않았다. 2000년대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 영광을 기억하고 있는 팬들에게 배영수는 결코 손가락질 받아선 안 될 불가침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3년 연속 PS진출 실패의 아픔을 간직한 삼성으로서도 배영수의 부활은 명가재건의 필수조건이기도 하다.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도 겨우 69⅓이닝만 던지며 6승 5패 평균자책점 5.19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고질적인 어깨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시즌 중반 복귀하여 노련미로 위기를 극복해가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끝내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준 PO에서 힘을 보태주지 못했다.
또한 선수협 회장이기도 한 손민한은 지난 연말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단들로부터 미운 털이 박히는 등, 야구외적으로도 고뇌와 불면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손민한으로서는 “야구 외적인 활동에만 신경 쓰느라 본업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팬들의 폄하와 선입견을 극복하기 해서라도 더더욱 올 시즌의 좋은 활약이 절실하다. 롯데 팬들도 최근 자발적인 신문광고를 통하여 손민한에게 공개적인 지지를 보내는 등 프랜차이즈 스타에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고 있다.
장원삼(삼성)은 지난해의 아픔을 딛고 결국 ‘왔어야 할 팀’으로 돌아왔다. 2008년 겨울 이적파문의 후유증에 휩쓸렸던 그는 베이징올림픽 우승멤버이자 히어로즈의 에이스라는 명성이 무색하게도 지난해 4승 8패, 평균자책점 5.54의 부진한 성적에 그쳤다. 마침내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장원삼은 올해 잃어버린 자존심을 다시 찾겠다는 각오다.
‘유리몸’ 박명환(LG)과 ‘전직 메이저리거’ 서재응(KIA)은 각각 ‘먹튀’ 이미지 탈피를 선언했다. 2007년 FA 대박을 일으키며 두산에서 라이벌팀 LG로 이적한 박명환은 첫해만 반짝했을 뿐, 최근 2년간은 부상으로 팀에 거의 공헌하지 못했다. 서재응도 메이저리그 28승 투수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5승 4패 평균자책점 6.13에 그쳤다. 팀이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동안 서재응이 남겨준 인상이라고는 3차전과 정근우(SK)와의 트래쉬 토크와 연속 사구로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기억뿐이다.
박명환은 최근 사이판 훈련을 통하여 성공적인 재활을 마쳤다는 평가다. 투수력이 약한 LG에서 봉중근에 이어 2선발을 맡아줘야 할 박명환의 재기는 올 시즌 쌍둥이군단 부활의 키워드다. 서재응도 구톰슨이 빠진 KIA 선발진의 공백을 메우며 투수왕국의 건재를 입증해야한다.
타자 중에서는 장성호(KIA)의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9년 연속 3할 타율에 빛나며 2000년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좌타자 중 한 명으로 군림했던 장성호는 최근 2년간 하향세를 겪었고 주전 경쟁에서도 밀려나면서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장성호의 2009년 성적은 88게임에서 타율 .284, 7홈런 39타점으로 데뷔 첫해인 96년을 제외하고 커리어에서 가장 저조한 기록을 냈다. 지난 FA 협상과정에서는 그동안 누적된 KIA 구단과의 불화와 시장의 무관심이 겹쳐 한때 은퇴기로에까지 내몰리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KIA와 다시 1년 계약에 합의한 장성호는 지금 현재 그 어느 때보다 절치부심하며 2010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구단에는 트레이드 요청을 하여 구두로 합의한 상황이지만, KIA 측은 타구단에 먼저 트레이드를 신청하거나 헐값에 장성호를 넘기지는 않겠다는 입장. 본인이 원하는 타구단으로의 이적이나 주전 출장을 위해서라도 장성호는 올 시즌 더더욱 자신의 건재를 입증해야할 이유가 있다.
강민호(롯데) 역시 2010년을 벼르는 선수 중 한명이다. 베이징올림픽과 WBC에 연이어 국가대표로 이름을 올리며 진갑용, 박경완의 계보를 잇는 차세대 포수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던 강민호지만 지난 시즌은 83경기에서 타율 .260, 9홈런 30타점에 그치며 4년 만에 각종 타격수치가 대폭 하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시즌 후반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장성우의 약진은 강민호의 입지를 위협하며, 오히려 투수리드 능력에서는 강민호보다 낫다는 소리를 듣는 굴욕적인 상황도 맛봤다. 이제는 강민호도 원점에서 주전 경쟁을 다투어야하는 입장이다. 30대 이상 고령자들이 득세한 포수 포지션에서 8개 구단 유일의 20대 주전 포수로 쌓은 경험과 명성을 이번 시즌에 입증하는 것이 강민호의 임무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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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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