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목 칼럼
2010/01/20 08:10
2010시즌 8개 구단의 마무리 투수는 누구?
롯데 애킨스와 두산 이용찬이 나란히 26세이브로 공동 구원왕에 올랐지만, 등판 자체만으로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는 일급 마무리와는 거리가 있었다. 2001년의 진필중(23세이브) 이후 8년 만에 30세이브 미만의 구원왕이었으며, 평균자책점만 보더라도 애킨스가 3.83, 이용찬이 4.20으로 마무리투수치고는 너무 높았다. 애킨스는 구원왕을 차지하고도 안정감 부족으로 재계약에 실패했고, 이용찬도 7월이후 극심한 난조를 보이며 '관리형 마무리 '라는 세간의 혹평을 피해가지 못했다.
▲ 마무리 투수들이 실종된 이유
반면 기존의 정상급 마무리 투수들은 지난해 프로야구를 강타한 '부상 폭풍'과 '타고투저'의 이중고 속에 고전을 면치못했다. 3년간 구원왕을 독점했던 오승환(삼성)이 7월 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며 19세이브, 평균자책 4.83의 저조한 성적을 남긴채 전열에서 이탈했고, 한기주(KIA)는 전반기에만 올시즌 최다인 8개의 블론세이브를 저지르며 방화범으로 전락했다. 한기주는 팔꿈치 수술로 내년 시즌에도 등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토마스(한화)는 팀이 꼴찌로 추락하며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데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미국무대(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돌아갔다.

2009시즌 유일하게 '전문 마무리 투수'로 손색없는 활약을 펼친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유동훈(KIA)이다. 한기주의 부진 및 부상 공백으로 그 자리를 대신한 유동훈은 57게임에 등판해 6승 2패 22세이브를 기록했다. 그가 기록한 0.53의 놀라운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의 50% 이상 소화를 기준으로 했을 때 1995년의 선동열(0.49) 다음으로 뛰어난 대기록이다. 초반에는 불펜 셋업맨으로 출발했던 유동훈은 홀드도 두 자릿수(10개)를 기록, 시즌 초부터 마무리 보직을 맡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을 만큼 대단한 활약을 보여줬다.
저마다의 사정으로 정상급 마무리 투수들을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각 구단들은 나란히 집단 마무리 체제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그날 컨디션이 가장 좋은 불펜 투수들이 돌아가면서 마지막 투수로 나서는 형식이다. 풍부한 불펜자원을 앞세운 SK와 두산이 대표적인 예다. 삼성도 오승환의 부상공백이후 불펜의 쌍웅이던 권혁과 정현욱이 마무리까지 분담하는 전천후 계투 체제로 선방했다. 반면 LG-히어로즈 등은 시즌 내내 정통 마무리 부재로 경기 후반부 잦은 역전패를 당하는 곤욕을 치러야했다.
▲ 다음 시즌 8개 구단 주전 마무리는?
2010시즌을 앞둔 프로야구계에서도 마무리 투수에 대한 고민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8개 구단 중 마무리 보직이 확실한 팀은 KIA와 삼성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다.
KIA 유동훈은 생애 첫 마무리 보직을 맡은 지난 시즌에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며 입지를 확고히 했다. 한기주의 복귀가 올 시즌에도 불투명한 가운데, 유동훈의 아성을 위협할만한 경쟁자도 전무한 실정이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로서 풀타임을 소화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은 다소 변수가 될 수 있다.

삼성은 오승환이 무사히 재활을 마치고 복귀할 예정이다. 지난 시즌 중 어깨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었던 오승환은 최근 완치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데뷔 이래 지난 5년간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쉴 틈 없이 혹사당했던 오승환이 재충전을 마치고 부활한다면, 현 리그에서 그보다 더 확실한 마무리 투수는 없다.
반면 나머지 6개 구단의 마무리는 아직 변수로 남아있다. 두산은 지난해 구원왕을 차지한 이용찬이 있지만, 동료와 벤치에 확실한 신뢰를 심어주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2010년에는 이용찬을 선발로 올리고 임태훈을 마무리로 돌리는 시나리오를 예고하기도 했지만 현재로서는 유보된 상태다.
이용찬은 시즌 막판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150㎞에 이르는 빠른 공과 배짱을 지니고 있어서 마무리 보직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프링캠프와 시즌 초반 이용찬의 구위에 따라 마무리 결정은 유동적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유사시 고창성이나 임태훈 같은 대안들이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는 눈치다.
SK는 가장 확실한 카드인 정대현이 시즌이 끝난 뒤 지난 11월 일본 오사카 대학병원에서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후 재활 중에 있다. 전병두도 지난 시즌 막판 어깨 통증에 시달렸다. 이승호나 고효준이 중용될 가능성도 있지만, 데이터에 따른 맞춤형 불펜운용을 선호하는 김성근 감독의 특성상, 역시 올해도 집단 마무리 시스템이 예상된다.
롯데와 히어로즈, 그리고 LG와 한화, 이렇게 네 구단은 모두 새로운 마무리 투수를 내세울 예정이다. 애킨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롯데는 기존의 타자 가르시아에 새로운 투수 사도스키를 영입하며 외국인 선수 진용을 확정했지만, 사도스키는 선발 요원이다. 역시 불펜진 가운데서 믿을 수 있는 선수 한 명을 마무리로 돌려야한다는 이야기인데, 셋업맨으로 뛰었던 활약한 이정훈(1승 3패 8세이브 9홀드 3.03), 마무리 경험이 있는 임경완(4승 1패 1세이브 7홀드 2.45)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그다지 믿음직스러운 카드는 아니다.
한화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 데폴라와 카페얀이 모두 선발로 분류된다. 지난해까지 좋은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브래드 토마스의 공백을 메울 후보로는 현재 구대성과 양훈이 거론되고 있다. 한때 국내 최고의 소방수 중 한 명이었으나 지금은 어느덧 현역 최고령 투수가 된 구대성은 전성기만큼의 구위는 아니지만 특유의 노련미가 있고 마무리 투수로서의 경험이 풍부하다는 강점이 있다. 지난 시즌에도 71경기에 등판해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 3.72로 노익장을 과시하며 선전했다. 양훈도 67게임에서 평균자책 4.38을 기록, 무너진 한화 불펜에서 그나마 제몫을 해줬고, 토마스의 부상공백 때는 임시 마무리를 맡기도 했다. 만일 이들이 여의치 않을 때는 선발로 활약해 왔던 안영명도 대안 후보군으로 오를 전망이다.
LG는 몇 년간 기대에 못 미친 우규민이 군에 입대한 가운데, 최초로 외국인 투수에게 마무리를 맡길 전망이다. 일본 출신의 오카모토 신야는 지난 시즌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활약했고, 일본리그 통산 32승 19패 평균자책 3.21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전문 마무리라기보다는 미들맨에 가깝지만 경험이 풍부하고 제구력이 빼어나다. 2004년에는 센트럴리그 최우수 계투상을 수상했으며, 주니치(2007년)와 세이부(2008년)에서 2년 연속 저팬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행운아'이기도 하다. 오카모토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에는, 지난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를 맡았던 이재영(5승 3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4.13)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히어로즈는 이현승과 장원삼이 빠진 선발진의 공백보다 지난 시즌 내내 적임자를 찾지 못한 마무리가 더 큰 고민이다.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은 클락과 재계약하기 전까지 외국인 마무리 투수 영입을 심각하게 고려했지만, 결국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 번사이드는 선발용이다. 어깨 부상으로 고생했던 왕년의 특급 마무리 조용준이 정상구위를 회복할 수만 있다면 최상의 시나리오가 되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지난해 임시 마무리를 맡았던 이보근(7승 7패 7세이브 5홀드 4.26)에게 중임이 주어질 전망이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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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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