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블로거 Report] 윈터미팅으로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오프 시즌에 드디어 대형 삼각 트레이드가 단행되었다. 합의한 팀은 월드시리즈 우승 팀인 뉴욕 양키스와 원-게임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신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그리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를 차지한 애리조나였다. 이번 트레이드는 포함된 선수들이 팀 전력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세 팀 간의 주고받은 선수들은 아래와 같다.(팀: In/Out)

양키스 : 커티스 그랜더슨 / 필 코크, 오스틴 잭슨, 이안 케네디
디트로이트 : 맥스 슈어져, 필 코크, 오스틴 잭슨, 다니엘 슐러레스 / 커티스 그랜더슨, 에드윈 잭슨
애리조나 : 에드윈 잭슨, 이안 케네디 / 맥스 슈어져, 다니엘 슐러레스

▶ 그랜더슨, 핀 스트라이프를 입다

탄탄한 내야진에 비해 양키스의 외야진은 비교적 약한 편이었다. 게다가 자니 데이먼이 FA로 풀리면서 그나마 좋은 활약을 보였던 곳도 공백이 생길 수 있었다. 팀 내 최고 유망주인 오스틴 잭슨은 실링에서 그들이 원하는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어려움이 맞물려 있던 상황에서 브라이언 캐시먼은 커티스 그랜더슨을 영입하는 성공적인 트레이드를 만들어 냈다.(불과 몇 주 전만 하더라도 그랜더슨의 대가로 거론되던 선수는 조바 체임벌린이었다)

그랜더슨(09시즌-30홈런 20도루 타율 .249)은 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중견수 중 한 명이다. 이번 시즌, 실망스러운 타율을 기록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팀을 옮기면서 나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리드오프가 지켜야 될 지표인 출루율은 타율의 급락으로 동반 하락했을 뿐, 타율과 비교했을 때 나쁘다고 볼 수 없다.

그랜더슨의 향후 성공 여부는 다른 곳에 있다. 좌타자인 그는 좌투수 상대 성적이 매우 나쁘다다.(통산 .210/.270/.344) 만약, 앞으로도 이러한 약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플래툰이 적용되는 극단적인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오프시즌 내 해결 방안을 찾아내야 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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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이 있긴 해도 그랜더슨 한 명으로 인해 양키스는 이번 트레이드의 최대 수혜자라고 평가받고 있다. 우선, 그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선수다. 20-20클럽을 꾸준히 달성해줄 수 있는 중견수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랜더슨의 장타력이 홈런에만 국한되지 않는 점은 긍정적이고, 이 모습은 뉴 양키스타디움에서 한 층 업그레이드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더해 골드글러브 급인 수비력도 상당히 뛰어나다. 그랜더슨의 수비력은 세이버 매트리션이 선정하는 ‘필딩 바이블’에서 중견수 부문 리그 3위에 해당한다.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역동적인 수비는 양키스 팬들을 열광에 빠뜨릴 수 있다. 주루 센스도 다른 리드오프들과 견주어 뒤쳐지지 않으며, 무엇보다 빠르게 팀에 융화할 수 있는 인성을 갖추었다. 양키스로선 최상의 툴 플레이어를 손에 넣은 셈이다.

그들은 그랜더슨을 얻기 위해 세 명의 선수와 이별했다. 특히, 팬들은 팀의 상징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잭슨을 아쉬워한다. 하지만 잭슨이 빅리그 입성까지 거쳐야 될 통과 의례를 생각한다면 마냥 아쉬움에 무게를 기울일 순 없다. 그가 그랜더슨을 넘어서는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의문이기 때문.

게다가 앞서 언급했던 잭슨의 실링을 떠올리면 의문부호를 가지게 한다. 오히려, 표면적인 전력 상 치명적인 건 필 코크의 존재다. 코크가 나가면서 불펜 좌완 요원은 다마소 마르테 한 명만 남게 되었는데, 이 부분의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트레이드 소문이 처음 나왔을 때 명단에 있었던 마이클 던은 지켰다)

▶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디트로이트

연봉 감축이 절실했던 디트로이트는 중견수 그랜더슨과 선발 에드윈 잭슨을 보내면서 숨통이 트였다. 팀의 핵심 전력에 속하는 두 명을 보냈기 때문에 내년 시즌 전력 약화는 피해갈 수 없다. 그렇지만 출혈을 하면서 남다른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선수를 네 명이나 받아온 것에서 데이브 돔브로스키 단장(GM)의 수완을 엿볼 수 있다.

새로 온 선수 중에서는 리그 최정상급 선발 유망주인 맥스 슈어져가 단연 돋보인다. 그는 파이어볼러를 선호하는 디트로이트에 안성맞춤인 선수다. 애리조나는 슈어저를 두고 패스트볼을 뒷받침할 보조구질이 불안하며,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첫 풀타임 시즌부터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투수는 지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리그 적응만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슈어져의 미래가 잭슨보다 밝을 수 있다. 불펜진은 올해보다 견고해질 전망이다. 기존의 전력에서 코크와 슐러레스가 합류해 깊이를 더했다. 두 선수는 1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구위를 갖추었고, 좌완이라는 이점도 있다. 올해도 크게 무너진 두 경기만 제외하면 성적이 훨씬 좋아진다.

문제는 그랜더슨이 빠져나간 빈자리다. 중견수뿐만 아니라 팀 도루의 27%를 담당했던 리드오프를 잃어버렸다. 스프링캠프까지 가봐야 알 수 있겠지만, 잭슨이 개막전까지 준비를 마치기엔 시간이 다소 부족하다. 그렇다고 급하게 올리자니, 본래 기량을 피우기도 전에 망가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생겨난다. 윌킨 라미레스와 라이언 레이번의 역할이 주목되는 이유이다. 기동력이 사라진 타선도 현재로서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위험요소로 남게 되었다.

▶ 복권을 구입한 애리조나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애리조나의 움직임이다. 슈어져를 포기할 이유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잭슨은 이번 시즌만 보면 든든한 2선발의 역할까지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전반기 활약(7승 4패 2.52)을 잊게 만드는 후반기의 피칭(6승 5패 5.07)이다. 이 과정에서, 잭슨은 작년보다 30이닝을 더 던지며 개인 통산 처음으로 200이닝을 돌파했다. 이 사실은 그가 후반기에 크게 무너지지만 않았다면 반길만한 사실이나, 그러지 못했기에 오히려 불안함으로 남게 되었다.

이안 케네디의 경우, 잭슨보다도 부담이 큰 선택이다. 물론 리그를 옮기면서 자기 재능을 꽃 피운 선수가 종종 있었고, 케네디는 메이저리그 지구 중 최대 격전지에서 탈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낙관론을 펼칠 수 없는 것은 그가 지나친 ‘마이너리그 언히터블’ 이었다는 사실이다.

내년 시즌부터 선발자원이 부족한 애리조나에서 그가 마이너리그에 머무를 시간은 없다. 팀에서 바라는 건 롱릴리프도 아니다. 케네디가 선발 한 자리를 맡아주지 못한다면, 이번 트레이드는 애리조나의 잘못된 선택으로 남게 될 공산이 크다. 그가 ‘마이너리그 전용’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총평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는 트레이드다. 양키스는 내부 전력을 상승시키는 것과 동시에 지구 라이벌인 보스턴 레드삭스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보스턴은 전력 보충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었다. 디트로이트는 아쉬움 속에서 희망을 찾았으며, 나아가 멀리 내다봤을 때 나쁘진 않다. 모험을 강행한 애리조나는 두 선수 중 하나라도 제대로 터지길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 야구타임스 협력 블로거 이창섭(blog.naver.com/pbbless)
[사진= 뉴욕 양키스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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