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게 이병규는 꼭 필요한 자원일까?
[야구타임스 | 권철규] 1997년 신인왕, 1999년 30-30클럽 가입, 올스타전 출장 7회,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분 6회 수상, 2005년 타격 1위, 최다 안타 1위 4회, 한국의 이치로, 적토마,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최소 3할은 치는 선수 등. 그 외에도 이병규를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은 무수히 많다.
LG 트윈스의 팀 역사상 최고의 평가를 받았고, 또 팬들의 사람을 받았던 그는 2006년을 마지막으로 한국무대를 떠나 일본야구 정복을 노렸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다. 2007년부터 올 시즌까지 3년 동안 합계 타율 .254, 28홈런 119타점에 그치며 자존심과 명성에 먹칠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결국 소속팀인 주니치 드래곤스는 내년도 이병규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유계약 선수로 신분이 바뀐 이병규는 본인이 원한다면 어느 팀으로든 이적할 수 있는 상태다. 일본잔류와 미국진출, 그리고 국내복귀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만약 국내로 복귀한다면 친정팀인 LG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LG를 제외한 팀이 FA신분인 이병규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필요하다. 이병규는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06년에 5억원의 연봉을 받았고, 다른 구단에서 그를 데려갈 경우에는 ‘FA 보상규정’에 따른 대가를 원 소속팀인 LG에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즉, 22억5천만원(450%) 혹은 15억원(300%)과 보상선수 1명을 LG에 내주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는 추가지출일 뿐이다. 이병규 본인과의 연봉계약도 고려를 해야 하며, 그 금액이 얼마가 될 지는 현재로서 짐작하기 어렵다. 아무리 이병규라는 이름값이 있다고 해도, 이 정도의 엄청난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를 잡으려는 팀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렇다면 원 소속팀인 LG는 어떠한가. LG는 이병규 본인 스스로가 일본 잔류나 미국 진출을 우선적인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은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그 후 본인이 국내리그에 복귀 한다면 정식 절차를 밝아 FA협상을 진행 할 계획이다. 하지만, LG역시 그의 복귀를 무조건적으로 환영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이병규의 주 포지션은 외야수다. 하지만 그가 떠날 당시와는 달리, 현재 LG의 외야는 좋은 자원들로 넘쳐난다. 지난해 FA로 영입한 이진영을 비롯해, 올 시즌 타격왕 박용택과 도루왕 이대형이 외야의 3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백업 요원으로도 안치용과 손인호 등 좋은 선수들이 대기 중이다.
이병규가 없는 동안 이대형은 몰라볼 정도로 성장했고, 이진영 역시 LG외야의 필수 카드다. 그리고 올 시즌 완전히 물오른 박용택 또한 자리를 쉽게 내줄리 만무하다. 또한, 좌타 외야수가 넘쳐나는 LG에서 마찬가지로 좌타자인 이병규의 가치는 그리 높지 않다.
그렇다면 다음 선택으로 1루수나 지명 타자가 되겠지만, 역시 여기에도 빈자리는 없다. 올 시즌 만해도 페타지니, 최동수, 박병호의 경쟁 구도였다. 이병규가 들어와 경쟁을 가중 시키게 된다면, 낭비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우선 LG의 팀 역사상 단일시즌 역대 최고 수준의 성적을 낸 페타지니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연봉 등의 문제로 인해 일본으로 떠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국내의 다른 팀으로도 이적이 가능하단 점에서 위험부담이 너무나도 크다.
최동수와 박병호는 LG에 드문 우타 거포다. 페타지니 만큼은 아니지만 팀 내에서 차지하는 최동수의 역할과 위상도 무시할 수 없다. 또, 이제 막 성장하려는 23살의 박병호를 벤치에 앉히고, 35살의 노장 이병규에게 그 자리를 준다는 것은 팀의 미래를 고려해 볼 때, 큰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현재의 LG에 이병규가 꼭 필요한 존재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냉정하게 평가해, 지난 3년간의 부진을 간과 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과거 일본무대 적응에 실패해 국내로 돌아온 선수들 중에는 이전의 기량을 회복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도 다수 있었다. 게다가 한국과 일본의 야구 수준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35세의 이병규의 부활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이병규라는 선수가 가진 자질은 어느 누구도 따라 올수 없지만, 3년이라는 국내 야구 공백기를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가 자리를 비운사이 한국의 야구수준은 물론, 젊고 뛰어난 투수들이 상당 수 등장 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런 투수들 중에는 좌완 투수들이 많으며, 좌완을 상대로 큰 약점을 보였던 이병규의 특징을 감안할 때 이것은 치명적인 약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이병규의 국내 복귀 자체도 확정된 것이 아니며, 설령 복귀한다 해도 앞서 했던 모든 우려들을 속 시원히 날려버리고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며 다시 한 번 LG의 전성시대를 열어갈 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간에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병규의 거취 문제가 당장 FA 시장에 뛰어들 것처럼 보이는 LG의 입장에서, 간과할 수 없는 초미의 관심사임에는 분명하다.
// 야구타임스 권철규
[사진제공=LG 트윈스]
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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