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이야기
2009/07/01 15:59
이치로 vs 마우어, AL 타격왕 경쟁 본격 점화!
이처럼 10년 단위로 끊어서 그 시대에 최고의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며, 그것은 역사 속에 영원히 남게 된다. 그럼 그렇게 10년 단위로 분류하였을 때, 2000년대(2000~09년)의 최고 타격왕은 누굴까?
1순위는 2000년대 타율 1위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알버트 푸홀스(.334)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푸홀스가 타격왕에 오른 것은 한 차례(2003년 .359)뿐이다. 양대 리그를 통틀어 2번 이상 타격왕에 오른 선수는 이미 은퇴한 배리 본즈(02,04)를 제외하면,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치로 스즈키(01,04)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포수 타격왕’ 조 마우어(06,08)가 있다. 그리고 꼭 10살 차이가 나는 이들 두 명은 올해 ‘2000년대 최고’가 되기 위한 3번째 타격왕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 09시즌 메이저리그 타격 1위 이치로
현재까지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를 타격 1위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치로다. 데뷔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을 냈던 지난해에 이어 올 시범경기에서도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주위의 우려를 자아냈던 이치로는 WBC 후유증인지 예상치 못한 위궤양으로 부상자 명단(DL)에 오른 채 시즌을 시작했었다.

하지만 부상에서 복귀한 이치로는 무섭게 안타를 몰아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가장 좋은 .373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리그 2위인 스캇 롤렌(.331)을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린 아메리칸리그 1위의 기록이며, 내셔널리그 선두인 데이빗 라이트(.345)도 월등히 앞선다.
4월에는 .306의 평범(?)한 타율이었지만, 5월에만 무려 49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월간 .377의 타율을 기록했고, 6월에는 한 술 더 떠서 .407의 월간 타율 기록했다. 시즌 초 부상으로 8경기에 결장했음에도 그가 때려낸 112개의 안타는 이 부문 1위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두 번째로 4할이 넘는 출루율(.405)을 기록하고 있으며, 장타율(.500)과 OPS(.905)는 빅리그 진출 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상실한 듯 보였던 장타력까지 회복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치로, 36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지경이다.
지난해의 이치로는 타율(.311)은 괜찮았지만, 메이저리그 1번 타자로서는 실격 수준인 3할대의 장타율(.386)을 기록하는 바람에 일부 언론으로부터 ‘이치로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1번 타자들의 평균 장타율은 .415였으며, 타율보다 장타율이 득점과의 상관관계가 훨씬 더 높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 의견은 그의 적지 않은 나이와 결부되어 매우 설득력 있게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한 살을 더 먹은 이치로는 또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36살의 나이에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는 동양인 타자라니, 쉽게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 ‘장외 타격왕’ 조 마우어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올 시즌 타격왕 레이스가 이치로의 독주인 것은 아니다. 너무나도 막강한 경쟁자가 장외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타격 1위를 차지한 조 마우어다.
마우어는 등 부상으로 인해 이치로와 마찬가지로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그 정도가 심해 4월 한 달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하지만 5월의 시작과 더불어 복귀한 마우어는 무시무시한 불방망이를 뽐내며 리그 최고의 타자로 등극할 준비를 마쳤다.

마우어는 현재까지 .383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에 10타석 모자라기에 순위에 진입하진 못했지만, 실질적인 1위나 다름없다. 규정타석을 채움과 동시에 이치로와의 열띤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4할을 유지하고 있던 마우어는 장타력에서도 비약의 발전을 선보이며 14개의 홈런을 기록, 자신의 시즌 최다 홈런 기록(2006년 13개)을 단 두 달 만에 뛰어 넘어 버렸다. 출루율(.455)과 장타율(.662)도 규정타석 진입과 더불어 1위로 올라갈 예정이다.
마이크 피아자의 뒤를 잇는 최고의 공격형 포수이자 골드 글러브급의 수비력까지 갖춘 마우어는 만인이 인정하는 이 시대 최고의 포수다. 2004년에 데뷔해 2005년에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 동안 2번의 타격왕을 차지하면서 명성을 드높였다. 3번째 타격왕을 노리는 포수는 13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처음이다.
마우어의 데뷔가 늦은 관계로 ‘2000년대 최고의 타격왕’이란 타이틀은 푸홀스나 이치로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만약 마우어가 토드 헬튼이 2000년도에 기록한 2000년대 최고 타율(.3724)을 넘어서며 3번째 타격왕을 차지하게 된다면, 그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위대한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는 수비 부담에 있어 1루수나 외야수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포수다.
이제 곧 ‘장내’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될 아메리칸리그의 타격왕 경쟁. 과연 누가 2000년대 최고로 기억될 것인가. 그 결과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 김홍석 기자(블로그 : MLBspecial.net)
[사진 : 위-이치로, 아래-조 마우어, ⓒMLB.com 선수프로필 캡쳐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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