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신희진] 기다리고 기다리던 2012년 프로야구가 드디어 개막했다. 하지만 아직 선수들의 몸이 덜 풀린 까닭일까? 수비에서 어설픈 플레이가 속출하면서 자멸하는 경기가 적지 않았다. 짤막하게 개막 2연전을 들여다봤다.

▲ 최고의 순간

개막 두 번째 경기부터 화끈한 타격전이 펼쳐졌다. 양팀 합쳐 15점이 나온 사직야구장도 대단했지만, 24점이 쏟아져 나온 잠실에서의 맞대결이 불꽃 튀었다. 승부의 종지부를 찍은 것은 두산의 최준석이다. 5-10까지 끌려가다가 10-11까지 따라 붙은 8회말 1사 2,3루에서 넥센의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주자 일소 역전 3루타를 때려냈다. 이제는 이대호보다 체중이 더 나가 보이는 최준석은 이 날 경기 이전까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3개의 3루타만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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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의 순간

2009년 MVP를 수상하며 화려한 시절을 보냈지만 2010년과 2011년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고생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김상현에게 올 시즌은 명예회복을 노릴 적기였다. 그러나 개막전 다섯 번째 타석에서 헛스윙을 하다가 통증을 느껴 이준호로 교체됐고, 정밀 진단 결과 왼손바닥 골절 판정을 받아 3개월이나 경기에 나가지 못할 예정이다. 운이 따르지 않는다 해야겠지만 KIA 팬들에게 김상현은 전력이 아닌 ‘종잡을 수 없는 변수’가 됐다.

▲ 최악의 수비

이번 개막 2연전에서는 유독 많은 실수들이 있었다. 개막전에서 KIA가 3개의 실책을 헌납하면서 SK에게 경기를 내줬고,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수비 능력이 뛰어난 김원섭과 이용규가 조인성의 평범한 플라이를 서로 잡으려다가 2루타로 만들어주는 장면은 현재 KIA의 어수선한 상황을 대변해주는 장면이었다. 한화의 이대수도 잇단 실수로 한화 팬들의 뒷목을 잡게 했지만, 최악의 수비는 연봉 15억원의 김태균이 보여줬다.

8일(일) 경기에서 한화는 5점을 선취하며 롯데를 상대로 우위를 점했지만, 5-2로 앞선 4회말 1사 1,3루에서 손아섭의 평범한 타구를 포구한 김태균은 지척인 1루도 밟지 않고 2루에 송구해 모든 주자들을 살려주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아직 시차 적응이 끝나지 않은 것일까? 홈으로 쇄도하던 3루 주자를 잡아내거나 1루를 먼저 찍고 2루에 송구하는 방법을 택하지 않은 김태균의 판단 이후, 한화의 선발 투수 안승민은 무려 7점이나 내주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 최고의 선수

SK는 김광현, 송은범 등이 재활 중이고 로페즈마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윤희상을 개막 2선발로 내세웠다. 주축 선발투수들이 전력에서 이탈했음에도 윤희상은 기대 이상의 피칭을 보이며 KIA 타선을 7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마운드를 내려올 때 그가 기록한 투구수는 81개에 불과해 완봉승도 충분히 노릴 법 했지만, 이만수 감독은 그가 좋은 기분을 간직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길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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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상과 장원삼 정도를 제외하면 개막 2연전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보인 선발투수는 드물었다. 심지어 류현진마저도 첫 경기에서 패배를 안았다. 두산의 막강 원투펀치 니퍼트와 김선우는 각각 평균자책 8점대와 18점대로 시즌을 시작했다. 타자들이 마운드를 맹폭하는 와중에 강민호는 7타수 5안타를 기록하면서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고, 박석민, 이종욱, 김민우 역시 6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승엽(.444)과 김태균(.500)도 순항 중이다.

▲ 최악의 선수

지난 시즌 받은 골든글러브가 너무 무거워서일까, 이대수는 공/수에서 최악의 스타트를 보였다. 개막전에서는 찬스 때마다 삼진과 병살로 물러나고 두 번이나 실책을 저지르더니, 두 번째 경기에서도 실책을 저지르면서 벌써 3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지난 시즌 이대수의 실책은 10개였다. 작년 실책의 30%를 2경기만에 달성한 셈이다.

▲ 최고의 홈런

- 올 시즌 치열한 혼전이 예고된 가운데 전문가들의 예상은 삼성의 1위 등극과 LG의 꼴찌 추락을 공통적으로 꼽고 있었다. 하지만 이병규의 만루홈런은 이 같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는 상징적인 한 방이었다. 개막전에서 이병규가 친 만루홈런은 역대 통산 7번째였으며, 이 홈런으로 강력한 꼴찌 후보로 꼽혔던 LG는 우승후보 0순위 삼성을 상대로 6-3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팀의 상징인 이병규의 만루홈런이 LG의 분전을 이끌어낼지는 가을이 되어야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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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실망스러운 피칭

2010년 삼성의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고 있는 팀에도 김광현, 류현진 부럽지 않은 왼손 투수가 나왔다고 기대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10년에 차우찬은 규정이닝에 거의 근접한 126⅓이닝을 소화하면서 2.14의 뛰어난 평균자책점과 112개의 탈삼진을 잡아냈었다. 하지만 이후 차우찬의 성장은 더뎠다. 작년에도 10승(평균자책 3.69)을 달성했지만, WHIP(이닝당 출루허용율)이 1.47까지 치솟는 등 투구내용은 에이스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올해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 받으면서 류중일 감독과 팬들의 기대를 다시 한 번 받았지만, 2년 전 150km/h에 육박했던 강속구는 실종됐고, 4이닝 동안 7개의 안타와 5개의 사사구를 내주는 최악의 피칭으로 6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2010년 한껏 치솟았던 삼성팬들의 기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실망으로 변하고 있다.

▲ 가장 실망스러운 타자

이종범은 은퇴를 선언했고 클린업이 모조리 아웃된 마당에 KIA가 기댈 곳은 이용규 밖에 없다. 이용규는 지난 시즌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4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하면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261의 타율에 그치면서 팀의 몰락과 그 궤를 함께 했다. 아직도 작년 후반기의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한 것일까? 결혼까지 한 마당에 이용규가 개막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찬스 상황마다 범타로 물러난 것은 물론이고 9번 타석에 들어서서 한 번밖에 출루하지 못했다. 안타도 전혀 때려내지 못했으며 타구 질도 좋지 않았다. 수비에서도 실수를 저지르는 등,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가 헤매고 있어 타이거즈의 방망이도 덩달아 침체에 빠졌다.

▲ 이 주의 발견

올해 한국나이로 28살, 올 시즌 전까지 129경기에 출장했지만 타율은 2할에도 못 미쳤고, 홈런도 2개 밖에 때려내지 못한 선수가 개막 2연전에서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넥센의 오재일이 그 주인공이다. 넥센 팬이 아니라면 그 이름도 낯설 오재일은 개막전에서 지난해 최고의 외국인 투수인 니퍼트를 상대로 두 개의 안타를 쳤고, 8회에는 바뀐 투수 정대현을 상대로 잠실 구장의 가장 먼 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때려냈다.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보인 오재일은 박병호와 강정호가 침묵하는 동안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난타전이었던 일요일 경기에서도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 시즌 넥센이 4강권을 위협할 수 있다면, 그 중심에는 오재일이 있을 것이다.

// 야구타임스 신희진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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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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