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김홍석] 작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쿠바 야구 대표팀은 9경기에서 무려 61점을 뽑는 가공할 득점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러한 쿠바 대표팀 타선을 힘으로 꽁꽁 눌러버린 두 명의 투수가 있었으니, 그 주인공은 바로 한국의 류현진과 대만의 리전창이었다.
◇ 류현진 ⓒ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이 두 명은 오늘(6일) 오후에 벌어지는 대한민국과 대만의 WBC 예선 경기에서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류현진은 좌완이고 리전창은 우완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둘 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겸비한 파워피쳐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 '괴물' 류현진 김광현과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류현진에 대해서는 굳이 길게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2006년에 프로로 데뷔하여 지난 3년간 그는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군림해왔으며, 그 활약은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이어졌다.
본선 풀리그에서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이 대거 포진한 캐나다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둔데 이어, 결승전에서는 ‘아마 최강’ 쿠바마저 9회 1아웃까지 2실점으로 봉쇄하며 승리를 거뒀다. 그 여세를 몰아간다면 이번 WBC는 ‘류현진’이라는 이름 석 자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 '쿠바 킬러' 리전창 그러한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치는 리전창은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메이저리그 구단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선택해서 데리고 간 선수다. 그리고 그 계기 역시 올림픽 쿠바전이었다.
리전창은 쿠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2이닝 동안 고작 3개의 피안타만 허용했으며 탈삼진은 7개나 잡아냈다. 3개의 안타 중 하나가 쿠바의 강타자 프레드리히 세페다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이었기 때문에 경기는 1:0으로 패했지만, 그때처럼 쿠바 타선이 무기력해 보일 수가 없었다.
더욱이 리전창이 쿠바를 상대로 선발 출격할 것이 예고되어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기에 그 충격은 더욱 컸다. 그는 2006년 세계 대학선수권에서 쿠바를 상대로 8.1이닝 1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선보이며, 대만이 20년 만에 국제대회에서 쿠바를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던 장본인이었던 것이다.
‘쿠바 킬러’라는 명성을 얻은 리전창은 올림픽이 끝난 후 꿈에도 그리던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고, 올해부터 ‘제2의 왕첸밍(뉴욕 양키스)’가 되기 위해 마이너리그에서 혹독한 수업을 받게 될 예정이다.
스리쿼터 스타일의 투구폼으로 최고 시속 151km에 달하는 강속구와 더불어 슬라이더와 커터 등을 구사하는 리전창은 공의 움직임이 꽤나 날카롭고 위력적이지만, 가끔씩 컨트롤이 흐트러진다는 단점도 지니고 있다. <리전창의 주요 국제대회 피칭 내용> 2006년 대학선수권 vs 쿠바 : 8.1이닝 2피안타 1실점 6탈삼진 2008년 대학선수권 vs 한국 : 5.2이닝 6피안타 4실점 3볼넷 3탈삼진 2008년 대학선수권 vs 미국 : 5.2이닝 4피안타 2실점 1볼넷 4탈삼진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vs 한국 : 2.1이닝 4피안타 4실점(2자책) 베이징 올림픽 vs 쿠바 : 6.2이닝 3피안타 1실점 2볼넷 7탈삼진 베이징 올림픽 vs 미국 : 2.1이닝 3피안타 1실점 4탈삼진 ▶ 객관적 전력은 위, 그러나 방심은 금물 우리나라는 작년에 있었던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과 세계 대학선수권 대회에서 리전창을 두들겨 그에게 패전의 멍에를 씌워준 적이 있다. 아직 프로의 세계를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리전창은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쿠바를 압도할 정도의 위력적인 피칭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사소한 계기로 인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기도 한다.
때문에 빠른 발을 이용한 기동력 있는 야구가 가능한 우리나라 대표팀이라면 리전창의 허점을 파고 들어 의외로 손쉽게 무너뜨릴 수 있을 가능성도 크다. 또한,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우리나라 대표팀이 왕첸밍과 궈홍즈(LA 다저스) 등이 빠진 대만보다는 확실히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모든 프로 스포츠 가운데서 단기전에서의 의외성이 가장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종목이 바로 야구이며, 그 야구는 투수 한 명에 따라 경기 전체의 판도가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때문에 무엇보다도 리전창에 대해 세심하게 분석하고 대비해야만 할 것이다.
‘괴물’ 류현진이 ‘쿠바 킬러’ 리전창을 압도하는 피칭을 보여주며, 국민들에게 기분 좋은 첫 승을 선물할 수 있을까. 이것은 추신수의 활약 여부와 더불어 대만전에서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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