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김홍석] 메이저리그에서 ‘컨트롤의 마술사’라고 불렸던 그렉 매덕스(355승 227패 3.16)가 현역으로 활동하던 시절, 리그의 일부 타자들은 다음과 같은 불만을 표출하곤 했다.

“심판들이 유독 매덕스에게 유리하게끔 볼 판정을 내린다. 같은 코스의 공을 평소에는 볼로 판정하던 심판들조차 매덕스가 마운드에 있으면 동일한 공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 라는 내용이었다. 이것은 “배리 본즈가 타석에 있으면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존이 유독 좁아진다”는 일부 투수들의 불평과 맞물려 한때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롯데 가르시아가 8일 경기에서 4회 삼성 선발 레딩에게 삼진을 당한 이후 또 다시 볼 판정에 불만을 표하다 결국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올 시즌 두 번째 퇴장이며, 두 번 모두 이유는 같았다. 이번의 경우 퇴장까지 명할 만큼 격렬한 항의는 아니었지만, 가르시아의 습관적인 불만과 항의에 대한 심판진의 마지막 경고의 의미가 담긴 듯 보인다. 아마도 추가적인 징계(벌금 등)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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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 존은 나라와 리그에 따라 그 규정이 다르다. 같은 리그라 하더라도 심판이 누구냐에 따라서 실제 경기에서의 적용 범위는 조금씩 달라진다. 하지만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한 경기를 치르는 중에는 동일한 스트라이크 존이 차별 없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적어도 경기 중에 스트라이크 존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심판은 기계가 아니다. 아무리 수 없이 공을 보고 연습을 한다 해도,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스트라이트 존의 외각을 아슬아슬하게 걸치고 들어오는 공이라면 간혹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어쩌다 한 번씩 하는 실수’라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도 이를 이해하고 넘어가는 편이다.

하지만 선수에 따라 그때그때 판정이 달라진다면 그건 문제가 된다. 특히 해당 선수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판정에 임하는 것은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다.

매덕스가 판정에서 이득을 봤다고 주장하는 타자들은 “매덕스의 제구력이 워낙 좋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보니, 심판들조차 선입견에 사로 잡혀 어지간한 공은 다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투수들 역시 “본즈의 선구안 능력이 워낙 뛰어나니, 그가 자신 있게 흘려보내는 아슬아슬한 공은 심판들이 지레 볼로 생각하고 그렇게 판정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가르시아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신을 향한 심판들의 볼 판정이 다른 타자들에 비해 유독 빡빡하며, 자신에게만 넓은 스트라이크 존이 적용된다고 느끼고 있다. 그가 선구안이 나쁘다고 소문이 났기 때문에, 심판들이 아슬아슬한 공을 죄다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는 것이다. 특히 다른 타자들에게는 볼로 판정되었을 만한 공이 자신에게는 스트라이크로 판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기에 항상 볼 판정에 대한 불만에 가득 차 있다.

가르시아의 이러한 불만은 최근에 비롯된 일이 아니다. 이미 작년부터 그러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고, 스트라이크 존이 변한 올해 들어서 그런 항의가 더더욱 잦아지고 있다. 이미 5월에도 같은 이유로 퇴장 당한 적이 있으며, 그 사이에도 가르시아가 삼진을 당한 후 고함을 지르며 불만을 표출하는 모습은 수도 없이 볼 수 있었다.

선입견은 공정해야 할 볼 판정에 있어 가장 경계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그라운드에 있는 심판도, 선수들도 이를 잘 알 고 있다. 실제로 심판들이 가르시아에게만 유독 불리한 판정을 내리는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문제는 가르시아가 그렇게 느끼고 있으며, 그것을 경기 내의 불만으로 표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은 이미 막바지에 돌입했다. 그 동안 가르시아의 볼 판정 관련 불만은 세기도 힘들 만큼 잦았고, 그 태도도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 역시 가르시아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어필을 할 때가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모습은 야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매덕스의 볼 판정에 대해 메이저리그에서는 수많은 언론과 팀에서 비디오 자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면서 다각도로 자신들의 주장이 일리가 있음을 증명했다. 그로 인해 심판들 사이에서 반성의 바람이 불었던 것도 사실이다.

롯데 역시 가르시아에게만 유독 볼 판정이 불리하게 적용된다고 느낀다면, 구단 차원에서 나서서 이를 증명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모든 경기가 TV를 통해 중계되고 있으며, 가르시아가 심하게 불만을 표출한 몇 경기만 집중적으로 분석해 보더라도 이와 같은 일은 얼마든지 밝혀낼 수가 있다. 심판이 정말 선입견에 빠져 있는지, 아니면 성적이 부진한 가르시아가 단순한 피해의식에 빠져 있는지를 말이다.

심판들 역시 무조건 강경한 자세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이켜 보며 행여나 자신들의 실수는 없는지를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심판의 권위는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들도 사람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선입견에 물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선입견이라는 것은 사람이 스스로 의식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자연스럽게 반응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관점도 있다. 매덕스가 볼 판정에서 이득을 봤다면 그것은 그가 수 십년간에 걸쳐 보여준 완벽한 컨트롤 덕분이다. 본즈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가르시아의 늘어난 삼진 역시 지난 3년 동안 스스로가 만들어낸 이미지 덕분일 수도 있다.

많은 야구인들이 인정하고 있듯, 컨트롤에 자신이 있는 투수라면 누구든 가르시아를 잡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투수들은 ‘한 방이 무섭긴 해도, 내 컨트롤만 완벽하면 가르시아에게 홈런을 맞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지고 마운드에 선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평소 능력 이상의 절묘한 제구를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유독 가르시아의 타석만 되면 투수들의 공이 내외곽의 코너를 절묘하게 찌르는 경우가 많다.

심판들의 선입견 때문에 볼 판정이 불리하게 적용되어 삼진을 많이 당하는 것이 아니라, 가르시아가 그 동안 보여 왔던 약점 때문에 상대 투수들의 자신감을 배가시켜준 결과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가르시아의 이와 같은 문제는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돌입하기 전에 반드시 집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심판의 선입견이든 가르시아의 피해의식이든, 둘 중 무엇이 원인인지를 명확히 알아야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다. 선수와 감독에게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구단이 직접 나서야 한다.

가르시아는 롯데에서 유일한 좌타 거포다. 포스트 시즌에서 롯데가 승리하기 위해선 반드시 그의 활약이 필요하다. 판정 과정에서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로 잡고, 스스로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면 그것을 명확하게 해둬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 야구타임스 김홍석(블로그 : MLBspecial.net)
[사진=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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